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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8.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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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과 함께 온 말복이 지나니 어느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가을냄새가 물씬하다. 징글징글한 더위가 물러가고 수확과 풍요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는 기분은 좋지만 농촌의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다. 더위야 참으면 되고, 코로나는 스스로 예방하고, 백신을 맞으면 되지만 농삿일은 뼈빠지게 고생해봐야 말짱 헛일이라는게 지금 농민들의 푸념이다.

 

치솟는 기름값과 원자재 가격, 비료대금 등 나가는 돈은 자꾸 오르는 데 유일하게 떨어지는 품목이 쌀값이다. 1년 피땀흘려 농사지어 봤자 정부에서도, 농협에서도 반가워하지 않는게 쌀이다. 농협창고마다 묵은쌀들이 수백가마씩 쌓여 있는데 풍년햅쌀 농사를 지어본들 값을 쳐주지 않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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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쌀 수확기를 앞둔 현재 시중 쌀값은 20kg 기준 약 43천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약 23% 떨어진 상황이다. 농협재고도 지난 7월말 기준 41만톤으로 지난해 보다 17만톤이나 많다고 정부가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풍년농사를 지어본들 제값을 받지 못할것이 불을 보듯 뻔해 농민들이 벌써부터 울상이다. 급기야 전국농민단체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정도니 기가찰 노릇이다. 밥한공기 쌀값이 3백원도 되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농민들을 더욱 가슴아프게 한다 


쌀 뿐만인가. 고추역시 피땀흘려 지은 보람만큼 소득을 거둘수 없다는게 현실이다. 파종때부터 수확기까지 사람구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막상 일손을 구하면 인건비 걱정에 밤잠 못이르는게 현실이다.

 

 혹시나 모를 병해충 예방을 위해 수시로 농약을 치지만 올해처럼 폭염이 지속되면 온갖 병충해가 창궐해 고추수확량이 큰폭으로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고추 주산지인 영양지역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올해 고추작황은 폭염과 병충해 확산 등으로 예년에 비해 크게 줄것으로 예측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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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한창 성장기에 고추 바이러스병해인 토마토반점오이모자이크등으로 곤욕을 치렀는데 수확철인 지금 시들음병과 탄저병, 담배나방피해 등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뭄으로 제때 물공급을 하지 못하면서 생육상태도 부진한 상황이다. 농업기술센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착과된 고추크기는 10.7로 크지만 개수는 지난해보다 4.5개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폭염과 가뭄, 각종 병충해가 만연하면서 영양지역 농민들의 최대 수확원인 고추농사가 자칫 흉년농사로 이어질 우려가 많은 상황이다.

 

농민들을 울리는 일은 또 있다. 바로 일손부족문제이다. 매년 봄철 파종기와 수확기에 대규모 일손이 필요한데 인력수급을 제때 하지 못해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인력지원을 요청한들 제때 수급되지 못하면 농사를 망치는 것 아닙니까. 올봄에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파종을 포기한것만 해도 수억원은 될겁니다수비면에서 상추농사를 짓는 A씨의 말이다.

 

2년전까지만해도 값싼 외국인근로자들을 데려와 일손문제를 해결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갈수록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도 이들을 옥죄고 있다. 2년전까지만해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한명당 6~8만원선이던 일당이 지금은 13만원으로 거의 2배가 올랐단다.

 

 인건비는 올랐지만 제때 이들 근로자들을 구하지 못해 급한 불 꺼느라 불법체류자들을 고용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주업인 농사는 지어야하고, 일할 사람은 못구하는 현실이 결국 불법채용으로 이어져 고소고발을 당할 경우 벌금을 물어야하는 연쇄적 악순환을 돌고 있다. “한해 농사 지어봐야 인건비와 농자재값 나가면 남는게 없어요라는 그들의 말이 지금 가을수확을 앞둔 농촌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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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칼럼〉 추석은 다가오는데····쌀값폭락, 고추작황부진 등으로 농민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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